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겨울이 가까워지면 이상하게 회가 더 당기곤 합니다. 특히 방어철이 되면 손질하는 소리만 들어도 군침이 돌죠.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이 시기에 꼭 찾아가야 할 거제도의 한 횟집을 소개했는데, 단순히 회를 파는 곳이 아니라 세대가 함께 이어온 바다의 시간을 담은 집이었습니다. 어떤 맛과 이야기가 숨어 있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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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다에서 시작하는 하루
거제의 매서운 바닷바람 속에서 이 집의 하루는 새벽에 시작됩니다. 늦가을부터 겨울까지 살이 차오르는 방어를 잡기 위해, 오래 바다를 지켜온 어부가 직접 배를 몰고 나섭니다.
물 위에 떠오르는 방어는 그날 손님상에 가장 먼저 올라갈 재료이자, 세대가 지켜 온 생업의 중심입니다. 잡는 순간부터 이미 다른 갯내가 스미는 듯한 생생한 시간을 품고 돌아오죠.
아버지의 손에서 아들의 손으로
갓 잡아 올린 방어는 곧바로 아들의 도마 위로 옮겨갑니다. 손끝에서 칼이 흐르는 모습만 보아도 오랜 세월 이 일을 지켜본 사람의 솜씨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.
회 한 점에 담기는 건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, 아버지를 따라 배 위를 오르내리던 시간과 그때부터 눈으로 익힌 감각일 겁니다. 그렇게 부자(父子)는 바다에서 육지까지 끊어지지 않는 시간을 이어갑니다.
어린 시절의 밥상, 방어대가리김치찜
손님들이 즐기는 메뉴는 방어회지만, 이 집 아들에게는 더 특별한 음식이 있습니다. 어머니가 끓여주던 방어대가리김치찜입니다.
손님상에 올리고 남았던 부위로 김치와 함께 푹 끓여내던 한 냄비는, 넉넉하지 않았던 시절 아이들을 든든하게 먹이고 싶었던 마음이 담긴 정성 그 자체였습니다. 그래서인지 이 음식은 단순한 ‘찜’이 아니라, 따뜻한 기억이 함께 올라오는 맛으로 남아 있습니다.
소박하지만 정성 가득한 바다 식탁
지금도 이 집의 식탁에는 허투루 올라오는 음식이 없습니다. 대삼치구이는 손주들을 위해 소금구이와 양념구이를 따로 준비하고, 문어는 삶아 살짝 간을 해 무쳐 냅니다.
그 어떤 메뉴도 빠르게 만들거나 대충 다듬지 않습니다. 그날 들어온 재료만으로 성심껏 차리는 식탁은, 가족이 한 끼를 나누는 순간을 더욱 값지게 만듭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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세대가 함께 지켜온 바다의 손맛
바다에서 평생을 보낸 어부에게 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는 그가 흘린 시간과 고단함을 조용히 감싸주는 순간입니다. 아내가 차리고 아들이 손질하고 손주가 먹어내는 이 풍경은, 한 사람이 아니라 ‘세대가 지켜온 바다 음식 문화’ 그 자체라 할 수 있습니다.
겨울 바람이 깊어질수록 온기가 더 짙게 느껴지는 거제의 한 푸른 식탁, 이곳에서 바다를 맛본다는 건 단순히 회를 먹는 일이 아니라 가족과 역사를 함께 느끼는 경험이었습니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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